지속계를 내기 전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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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벌써 서울대에서 2학기차가 마무리 되어 가고, 석박통합을 지속원/포기원 제출을 처음 하는 날이 다가왔다. 아직 시간이 여유롭지 못해서, 아직 리뷰라기 보단 석박을 지속하기 전 심정을 정리해보려고 글을 쓴다.

일단 좋은 일이 있었다. 내 능력보다 과분한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하고,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쁜 일이 많았다. 우선 순위를 적절하게 두지 못했고, 내 인생에 어쩌면 가장 소중했을 것 같은 사람도 잃었다. 이로 인해 너무 후회스럽고 힘든 와중에 이번 학기는 연구실을 위한 삶을 보냈다.

다른 사람들 보다 상대적으로 일찍 좋은 결과를 냈으니, 흔쾌히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소중한 사람을 놓쳤다는 생각때문에 헤어진 이후에는 특히 나에게 자리를 내어준 고마운 선배들에게 흔쾌히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은 나한테 일을 떠넘긴다고 안좋게 생각하게 되어 버렸다.

인간관계는 다른 어떤 요소보다 중요한만큼 어려운 것 같다. 한 번 짜증을 내서 당장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표현하는 것은 쉽지만, 그 불쾌감을 얻은 상대방이 다시 내게 마음을 열어주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번 학기 막바지에는 많은 것을 잃은 한 학기 였던 것 같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한번도 고민하지 않았던, ‘이를 계속하는 것이 맞은가’ 라는 생각이 내 가슴 한편에 자리잡게 된 것 같다. 내가 내 옆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만 하게 되는 대학원에서의 삶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 주냔 말이다. 공부하는 것이 즐겁고, 성공하면 돈을 많이 벌게 된다는 것은 오직 나를 위한 일들인데, 그런 것에 눈이 멀어 내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내 성격에도 문제가 확실히 문제가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상대방을 대할 때 차가운 편인 것 같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 관대하지도 못해서, 한 번의 실수로 그 사람을 내 인생에서 배제하는 정도까지 싫어해버리게 된다. 이러한 성격은 나중에 충분히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INTJ는 원래 그래라는 합리화가 아니라 고쳐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론은 없다. 깃헙 블로그는 어쩌피 검색도 안되기 때문에, 그냥 감정 쓰레기 통이다. 내 문제 점과 닥친 상황을 글로 작성해보면 마음이 좀 풀리거나 정리가 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는 다는 걸 지금 글을 쓰며 깨닫고 있다. 나 혼자 생각해서 되는 것은 확실히 아닌 것 같다. 계속 생각이 해결이 안되고 맴도는 기분이 든다. 이럴 때 책을 읽어보려고한다. 나 혼자 생각했을 때 원래 자리로 그대로 돌아오는 상황이 온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쉽고 강력한 도구가 책이라고 생각한다.

정리해 보면 현재의 문제점은 한가지이다.

지금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소홀히 하지 말자.

나의 집착에서 비롯된 부분인 것 같다. 공부에 모든 집중을 쏟고 나면 소중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신경써주지 못하고, 그 사람들이 나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 만큼 돌려주지 못한 것 같다. 사소한 것 이라도 좀 더 신경쓰고, 그런 사람들에게는 받은 만큼만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더 돌려줄 수 있도록, 항상 체력관리를 해야된다. 특히 양이 정해지지 않은 일에 대해 내 체력의 한계에 닿을 때까지 일하고, 나머지는 급하게 이것도 저것도 못하게 되는 일이 많은데, 내일의 나를 믿고 내일 해야할 것 같은 일은 미루고, 양이 정해지지 않은 일에 너무 몰두하지 않으며, 너무 완벽해야한다고 집착하지말자.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이미 지난 일에 매몰되지 말자. 이미 지난 일인데 어쩔 수 없잖아. 상대방을 기쁘게 하는 것도 해본놈이 잘하는 것이다. 아깝다고 생각하지말고, 지금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먼저 기쁘게 해보자.

이전까지는 문제 없었을지 몰라도 이런 성격은 확실히 고쳐야 한다.

최대한 선의를 보여줘야 하고, 상대방이 싫은 건 어쩔 수 없어도 그 사람이 싫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느끼게 할 필요는 없잖아? 이 부분에 대해선 책을 읽고 어떻게 하는지 찾아보는게 좋을 것 같다.

그럼 일단 이번 남은 년도 동안 해야할것을 정리해보면

  1.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너무 노력쏟지 않기. 당장 꼭 해야할일들을 우선순위에 두고 미리 하기.
  2. 소중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보도록 노력하기.

뭐 이것과 별개로 내 진로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하는데, 교수님과 상담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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